패션/나만의 패션 이야기

와이드 팬츠의 시대는 언제까지 갈까. ( 오버사이즈, 와이드핏, 슬림핏, 스키니핏 )

제리슬리먼 2023. 5.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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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팬츠가 사회에 적응한지 대략 5년 정도 된 것 같다.

내가 이걸 어떻게 기억하냐면, 배우 공유 덕분이다.

 
 

받아들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흠.. 말을 아끼겠다.

2017년 DDP에서 열린 루이비통 전시회였나,, 배우 공유가 오버사이즈 룩을 착용하고 왔었다.

드라마 도깨비로 엄청난 인기를 휩쓸고 있던 공유였지만, 그 공유도 좋은 말은 듣지 못했다.

보다시피 폭력적인 댓글들로 가득했다..

잠깐 이야기를 틀어서,

내가 굉장한 얼리어답터라고 자랑하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와이드 팬츠를 처음 입게 된 일화다.

내 프로필 사진을 보고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만화 "크로우즈"의 광팬이었다.

거기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전부다 일본의 불량 학생으로, 하나같이 통넓은 바지를 입고 다녔는데 난 그게 너무 멋있게 느껴졌고, 따라 입고 싶었다.

 
 
 
 
 
 

껄껄껄

하지만 그들은 만화 캐릭터잖아.. 코스프레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만화 캐릭터랑 똑같이 입고 다녀선 안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절대 입지 못하는 바지로 남아 있었고, 그냥 입맛만 다실 뿐이었다.

그런데 공유가 입고 나온 것을 보고 이게 현실에서도 입을 수 있는 거였네!? 하며 큰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통 넓은 바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행이 반영되기 전이라서 스파 브랜드, 보세 쇼핑몰, 도매스틱 브랜드, 전부 다 뒤지고 다녀도 나를 만족시키는 바지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실제로 와이드 팬츠나 통 넓은 바지라고 검색하면 일본 고등학생 코스프레 바지가 떴었다. )

발품 팔아 구매하는 것에 성공해냈고 기분 좋게 입고 나갔다.

문제는 나는 공유가 아니었고, 공유처럼 훌륭한 피지컬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나를 보는 시선이 그리 좋지 않았다.. 심지어 그 공유조차도 좋은 말은 못 들었는데 말이다..

그때는 나도 사람들의 눈치를 꽤 보고 다니던 때라 오래 입지는 못했다..

아무튼 그때는 와이드 팬츠 하나만 입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대단한 바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불과 몇 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와이드 팬츠는 시대의 정신이 되었다. 어디를 가도, 어떤 사람 가릴 것 없이 바지를 찰랑 거리며 다닌다. 스타일적으로도 착용감으로도 인정받아, 이제는 그냥 스테디 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또 이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 오버사이즈를 활용한 다양한 유행들이 샤샤샥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왼쪽 니들스의 HD팬츠, 오른쪽은 아키오 하세가와가 만든 시티보이룩

대표적으로 니들스의 HD(벌룬) 팬츠가 유행하기도 했고, 곧이어 시티보이룩이 유행하게 되면서 바지뿐만 아니라 상의도 같이 커졌었다.

그때 길거리를 나가면 누가 더 볼륨감 있게 입고 다니는지 대결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진정이 돼서 극단적인 와이드 핏보다는 좀 더 좁은 세미 와이드, 스트레이트 핏이 사랑받는 것 같다.

이 모든 스타일이 생각보다 짧은 기간 안에 돌고 돌았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와이드 핏이 그만큼 대단한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능력이 좋은 건지 혼동이 온다.

아무튼 나 또한 그 변화를 재미있게 봐왔고, 이것이 바로 “패션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뭐 지금도 마찬가지다. 몇 년째 와이드 팬츠가 유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가만히 서있는 자세도, 자연스럽게 움직일때에도 모두 매력적이게 느껴진다.

화려한 코디를 할 필요도 없이, 적당~히 잘빠진 와이드 팬츠에 흰 티 하나만 입어도 충분히 쿨해 보이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봐도 와이드 핏이 갖고 있는 파워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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